무능한 충신 vs 유능한 간신 — 그리고 정치 vs 정책 서울대 김태유 교수의 강의는 우리에게 낯설지만 중요한 경고를 던집니다. “간신은 자기 욕심을 위해 나라를 좀먹지만, 무능한 충신은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잘못된 일을 대규모로 벌인다.” 역사 속 ‘무능한 충신’의 폐해는 적지 않습니다. 병형(兵型) 국가 시대, 즉 군사력이 국가 생존의 핵심이던 시절, 나폴레옹 전쟁에서의 무능한 장수들, 임진왜란 당시 신립·원균 장군 같은 인물들이 국가에 치명타를 안겼습니다. 문치주의(文治主義)를 앞세운 조선과 송나라 또한 내부 질서 유지에는 성공했으나, 외세의 침략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근대 이후 경제력이 군사력을 뒷받침하는 ‘정책 국가’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장수가 아니라 정책을 설계·집행하는 관료와 지도자의 능력이 국가 흥망을 좌우합니다. 무능한 충신이 이 시대에 나라를 망치는 방식은, 잘못된 정책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미명 아래 추진하는 것입니다. ✴️ 정치 vs 정책 — 무엇이 나라를 살리고, 무엇이 나라를 해치는가 정치와 정책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정치적 행위 vs 정책적 행위 정권의 쟁취 <> 국익 증진 이념 지향 <> 가치 중립 명분 중시 <> 실리 중시 정파의 목표 <> 국가의 목표 파벌 충성<> 국민 충성 정치인 중심<> 정책 전문가 중심 정치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가 정책을 압도할 때 국가는 길을 잃습니다. 정권 유지와 정파의 이해관계가 최우선이 되면, 국익을 위한 실리적 판단은 뒷전이 됩니다. ✴️ 박정희 대통령 시절 — 정책 국가의 상징 박정희 대통령 시절은 ‘정책 국가’의 전형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당시 한국은 절대 빈곤 상태였으나, 산업화·수출 주도 성장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정책 일관성을 유지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중화학 공업, 새마을운동 등은 정치보다 정책이 앞섰던 대표 사례입니다. 결과적으로 1인당 GDP가 수십 배 상승하며,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 기반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물론 민주주의와 인권 측면에서 비판이 존재하지만, ‘국익 증진’이라는 정책 목표가 명확했고, 이를 위해 정치가 정책을 뒷받침하는 구조였습니다. ✴️ 현 정부와 직전 정부의 문제 — 정치가 정책을 잠식하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는 정책보다 정치가 앞서는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현 정부에서는 이념적 대립과 정치적 프레임이 주요 정책 결정에 강하게 개입하고 있습니다. 예산·인사·외교 등 국가적 장기 전략보다 정파 이익과 여론전이 우선시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전 정부 역시 ‘정권 유지’와 ‘정치적 상징 만들기’에 치중하면서도,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실질 목표는 뒷전이었던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무능한 충신’이 양산되기 쉽습니다. 정책 설계 능력이나 실행력이 부족해도, 정파 충성만 높으면 중용되는 현상 말입니다. ✴️ 결론 — 국민의 선택이 무능한 충신을 막는다 김태유 교수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정책 국가 시대에는 정책 능력이 없는 지도자와 관료가 나라를 망친다는 것입니다. 이를 막을 방법은 지도자의 자기계발과 유능한 참모 기용,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현명한 선택입니다. 국민이 ‘정권 쟁취용 정치’와 ‘국익 중심 정책’을 구분하고, 정책적 실력을 기준으로 지도자를 선택할 때, 무능한 충신이 권력을 쥘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우리는 선택을 통해 그 반복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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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9 • 8일 전(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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