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 후보, 신뢰의 기준을 넘지 못한다 교육부 장관은 ‘학교 행정의 총책’이 아니라 미래 세대의 기준을 세우는 자리다. 그래서 장관 후보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요건은 정책 기획 능력 이전에 도덕성·균형감·공적 책임이다. 최근 지명된 최교진 후보자를 둘러싼 검증 이슈들을 시간순·사실관계로 대조하면, 이 최소 기준을 통과했는지 의문이 커진다. 첫째, 음주운전 전력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2003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확인됐다. 교육계 단체의 우려 표명까지 이어졌다. 음주운전은 ‘실수’의 영역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이며, 학생·학부모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교육수장의 기준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둘째, 막말·희화화 논란이다. 과거 SNS에서 10·26 사건(박정희 전 대통령 피격)을 희화화하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가적 비극을 공적 인사가 가볍게 다루는 태도는 교육 수장의 품격과 거리가 멀다. 셋째, 정쟁적 편향 의심을 키운 게시물들이다. 조국 전 장관 수사를 “검찰의 칼춤”으로 비유한 글, 천안함 피격과 관련해 재조사·음모론 취지의 콘텐츠 공유 정황 등이 확인됐다. 교육은 정치적 중립성과 사실 존중이 생명인데, 후보자의 과거 발언·공유 행적은 교육부의 신뢰성에 부담이다. 넷째, 부적절한 표현 논란이다. “학생을 알려면 같이 목욕도 하고 술도 먹어봐야”라는 과거 발언이 재소환됐고, 후보자 측은 평가의 계량화 문제를 비유한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표현의 부적절성은 남는다. 교사·학생 관계의 경계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는 오늘의 기준에 비춰 더욱 그렇다. 다섯째, 정책·경력의 공과는 냉정히 분리돼야 한다. 후보자는 야학교사·세종시교육감 3선 등으로 초·중등 교육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전교조 출신 첫 교육장관 지명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그러나 공(功)이 과(過)를 상쇄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상징’은 책임을 가볍게 하지 않는다. 정권 책임도 가볍지 않다. 현 정부는 대선 국면에서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공약하며 공정·책임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럼에도 과거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논란 때 “음주운전만으로 볼 일은 아니다”라는 대통령 발언이 나와 사회적 역풍을 자초한 바 있다. 이번 인선 역시 같은 불신의 구조를 반복한다. 말과 인사의 괴리는 결국 교육정책 전반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교육부 장관은 **가치의 교사(敎師)**여야 한다. 최소한 다음의 문턱은 넘어야 한다. 무관용 원칙이 필요한 영역(음주운전)에 관한 명확한 반성·책임. 사실 검증과 균형감을 해치는 발언·공유에 대한 분명한 정리. 학생 보호 관점에서 오해 소지가 있는 표현과 행태에 대한 재발 방지 약속. 국민은 화려한 구호보다 일관된 기준을 본다.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인사가 교육 사령탑에 서면, 교실의 규범은 흔들리고 교사·학생은 혼란에 빠진다. 인사권자는 이번만큼은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낡은 논리를 거둬야 한다. 교육은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다. 공적 기준을 낮추는 순간,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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